# 홍대와 강남 빈 점포의 주인들은 서민이 아니다.
홍 전 대표가 주장한 홍대와 강남의 비어 있는 점포는 임대료가 비싼 탓이지 사람들이 영업장을 방문하지 않은 탓이 아니다. 거리 장사는 언제나 그랬듯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경쟁력이 있어도 언제까지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망하고 누군가는 새로이 자리를 채우기 마련이다.
경기가 나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상식적으로 본다면 경기가 나쁠 때는 저렴한 임대료로 사업장을 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미 비어 있으니 권리금도 없어 새로 영업을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비용도 더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어있는 점포는 경기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임대료의 영향일 가능성이 더욱 높다.
나는 홍대에 작업실을 가지고 있다. 매일 아침 홍대입구역으로 출근하고, 점심도 역 근처에서 먹는다. 점심을 먹으려면 대부분의 식당에서 기다려야 한다. 불과 2-3년 전의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 그때보다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경기는 계속해서 나쁘지만 사람들의 주머니는 점점 차고 있다.
또 나는 2명의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 4시간 - 6시간 사이로 일을 하는데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명당 1개월 급여가 110만원 수준이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시간 근무한 이들의 급여는 주휴수당을 포함해도 많아야 70만 원 수준이었다. 요지는 어떠한 형태로든 근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2-3년 전보다 급여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머니는 더 두둑해졌고 덕분에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커졌다.
홍 전 대표는 시장을 가보시라 이야기하였지만 시장은 현대적인 마트가 생긴 이후부터는 언제나 문제가 되었다. 심지어 요새는 인터넷으로 장을 볼 수 있어 현대적인 마트도 퇴물이 되어가고 있는 마당이다. 홍 전 대표의 시장 발언은 시대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인기에만 몰두하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경제관념을 보여준다. 그리고 홍 전 대표가 걱정하는 빈 점포는 채워지지 않으면 점포주 문제이지 서민의 문제가 아니다. 점포주는 우리가 상식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서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 소득 하위 20%의 이전소득 증가는 고령화 때문이다.
하위 20% 증가로 인한 이전소득 증가는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의 영향이 매우 크다. 이전소득 때문에 베네수엘라처럼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베네수엘라는 포퓰리즘 정책뿐만 아니라 외교, 화폐정책 등 다양한 주요 요인이 있다.
이전소득이 증가하여 근로 의지가 사라진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 우리나라의 소득 1분위 중 대부분은 앞서 언급한 대로 더 이상 일을 하거나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노인층이기 때문이다. 이전소득 증가는 소득 하위 20%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그들에게 포퓰리즘 정책을 써서 선거를 어찌해보자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기본 역할인 국민이 사람답게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것이 선거를 위한 포퓰리즘 정책 같으면 자유당도 정권을 잡고 똑같이 하면 될 일이다.
# 낙수효과는 거짓말이다. 소득주도성장은 반기업정책이 아니다.
우리는 낙수효과가 경제도 성장시키고 양극화도 줄일 거라고 믿으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 때문에 국가기간산업이라는 명목으로 몇 개의 산업을 국가적으로 밀어주었고 경쟁 없이 성장했다.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이 대표적으로 그러하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용을 더 많이 하고, 급여도 매년 더 많이 주겠거니 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초반에는 일자리가 수요보다 더 많아서 이 말이 사실처럼 여겨졌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성장률은 하락하고 수요도 증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애썼다. 오히려 인건비가 더 싼 해외투자를 늘렸다.
기업은 커지고 기업의 이익은 크게 증가해왔지 국민 전체의 임금상승률은 반도 못 따라가고 실업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이것은 정부의 반기업 정책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들은 철저히 이익을 기준으로만 움직일 뿐이다. 친기업정책이든 반기업정책이든 상관없이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에만 반응한다. 그들에게 일명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책을 쓴다고 낙수효과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러니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반기업적인 정책이 아니다. 친근로자정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다. 지금까지 친기업정책을 수십 년 동안 했는데 국민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하였듯 어떤 정책을 새로 시행한다고 해서 국민을 정책의 실험 도구로 삼는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새로 시행한 정책에 오류가 있다면 새로 만들거나 수정하면 된다. 다만 그 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거의 모든 국민이 반대했던 4대강사업을 개인이 하고 싶다고 불도저 마냥 밀어붙이는 것이 국민을 두고 실험을 하는 것이다.
'논평_論評_Com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 국회의원 이완영의 의원직 상실 (0) | 2019.06.12 |
---|---|
[정치] 홍문종 의원 탈당과 친박신당 창당 가능성 (0) | 2019.06.11 |
[정치_홍카레오 관전평] 문제의 본질은 패스트트랙이 아니다. (0) | 2019.06.08 |
[정치_홍카레오 관전평] 보수는 생존을 진보는 자유를 갈망했다. (0) | 2019.06.06 |
[홍카레오 관전평] 홍준표 전 대표의 대선 준비 (0) | 2019.06.05 |